한국에서는 '밥을 짓는다', '밥이 다 되었다', '밥걱정 없겠다', '밥은 먹고 다니냐' 같은 밥이 들어간 표현을 '밥 먹듯' 사용한다. 표현에서 '밥'을 밥으로 해석하는 것보단 식사 혹은 끼니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알맞다. 그러니까 '밥을 짓는다'는 '식사를 준비한다'가 되고, '밥이 다 되었다'는 '식사하자', '밥걱정 없겠다'는 '굶을 걱정 없겠다', '밥은 먹고 다니냐'는 '잘 챙겨 먹고 다니냐'가 된다. '밥 먹듯'은 '매 먹는 끼니만큼 자주'이다.
한국인에게 '밥'은 밥을 넘어 식사를 총칭할 만큼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다. 비벼 먹든, 볶아먹든, 쪄먹든, 말아먹든 어떤 형태로 먹든 간에 밥은 우리를 살찌우고 살아가게 만든다.
한식은 주식인 밥을 중심으로 상차림이 구성된다. 기본적으로는 밥에 부식인 국과 찬 몇 가지를 간간하게 만들어 곁들여 먹는다. 때로는 다양한 작물을 넣어 밥을 짓고 그에 어울리는 간단한 부식을 곁들여 먹는다. 혹은 부식 없이 밥에 장만 곁들여 먹기도 한다. 즉, 부식은 없어도 밥이 없는 경우는 드물다.
이제 막 한식을 요리하기 시작했다면, 밥에 집중하여 상을 차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밥을 다채롭게 지어 양념한 장을 곁들여 먹는 것이다. 부식을 만드는 부담이 적고 상이 단출하더라도 입은 지루하지 않다. 전기밥솥 없이도 평범한 냄비나 솥으로 충분히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다. 밥 짓는 도구는 저마다 다른 매력이 있지만, 냄비나 솥으로 밥을 지으면 다양한 재료를 넣기 편하고 누룽지가 덤으로 생겨 좋다. 무얼 넣어도 맛있지만, 계절에 나는 재료로 밥을 지으면 계절의 맛과 향, 색을 뚜렷하게 맛볼 수 있다.
냄비를 불에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에 쌀 익는 냄새가 실려 오면, 안쪽이 자못 궁금하다. 뜸을 들이고 마침내 뚜껑을 열면, 뭉게뭉게 올라오는 김과 냄새가 따뜻하다. 내가 마음대로 집어넣은 계절이 부드럽게 익은 알곡 위에 고스란하다.
양념장에 쓱쓱 비빈 밥을 우물우물 씹으며 으레 ‘밥’ 생각을 한다. 다음 ‘밥’은 무얼 먹나.
곁들임 양념장
1. 재료 준비하기
2. 쌀 안치기
3. 버섯 말리듯 굽기
4. 버섯 넣어 뜸 들이기
*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