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Cinnamon Punch

수정과를 마시기 위해 잔을 기울이면 제일 먼저 계피의 단 내음이 코에 닿는다. 이때, 당신이 이 음료를 처음 맛본다면 ‘계피 맛이 나는 차갑고 달콤한 음료겠구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곧이어 한 모금 들이키고 나면 아마도 당신은, 미간을 가볍게 찌푸리거나 혹은 '오' 하고 조금은 놀란듯한 표정에 이어 미소짓게 될지도 모른다. 이 음료에 이 두 가지 반응이 아닌 다른 반응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수정과에 의외의 맛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 맛은 생강과 계피에 있는 약간의 매운맛으로부터 온다. 처음에는 단 내음과 맛이 강하게 느껴지다가 끝에 가서는 알싸하게 매운 기운이 입안과 목구멍 여기저기를 은근하게 두드린다.

음료만 마시기도 하지만 보편적 그리고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식힌 수정과에 곶감을 넣어 불린 다음 잣 몇 알을 띄워 먹는다. (위 사진은 수정과에 건무화과를 넣어 불린 것이다)
곶감을 넣어 불리면 그 향이 수정과에 은은하게 베이고 부드럽고 풍성한 단맛이 난다. 말랑하게 부푼 곶감은 음료에 이어 또 다른 후식이 된다. 음료만 즐기는 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수정과는 명절 하면 떠오르는 대중적인 전통 음료다. 한국의 명절에는 가장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품을 들여, 배부른 음식을, 다양한 종류로 만들어, 함께 즐긴다. 이때 기름진 속을 보호하고 소화를 돕기 위한 음식도 함께 만드는데 수정과도 그중 하나이다. 보통 한국인들에게 명절 음식은 만들기 어렵고 힘들다는 인식이 있지만 수정과를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쉽고 간단하다. 재료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가끔 시원한 수정과가 냉장고에 있었으면 싶은 순간이 있다. 겨울철 보일러로 공기가 갑갑할 때, 기름진 음식을 실컷 먹고 나서 입가심이 필요한 때 혹은 뜨거운 물로 샤워를 마친 후, 소파나 책상 앞 의자에 노곤해진 몸을 맡기는 그런 때. 꼭 명절이 아니더라도 한 번 만들어 봄 직하다. 그 맛과 향에, 그리고 내가 만든 음료가 냉장고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에 문득문득 설렐지도 모른다.

생강은 껍질을 벗겨 얇게 저미고 계피는 깨끗이 씻어서 준비한다. 생강과 계피를 각각의 냄비에 넣고 물을 부은 뒤 센 불에 올린다.
끓기 시작하면 뚜껑을 닫고 중약불에서 30분간 달인다.
넉넉한 크기의 냄비에 체와 면포를 얹어 준비한다. 생강과 계피 달인 물을 차례로 거른다.
걸러진 물에 준비한 설탕을 넣고 센 불에 올린다. 부르르 끓으면 불을 끄고 뚜껑을 덮어 식힌다.
식힌 수정과는 냉장실에 넣어 두었다가 차갑게 마신다.
만든 과정
약 2 L
g
/

생강

생강 50 g
1.2

계피

계피 35 g
1.2

흑설탕 2 큰술
황설탕 100 g
곶감

1. 생강과 계피 달이기

2. 합쳐 끓이기

3. 곶감 담그기, 잣 띄우기

*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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