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주나물
Seasoned Mung Bean Sprouts
mung bean sprouts

뽀얀 줄기에 노란 머리와 가무잡잡한 꼬리가 달린 것. 꼬리 없이 뽀얀 줄기에 노란 머리만 달린 것. 꼬리도 머리도 없이 뽀얀 줄기만 있는 것. 모두 ‘숙주나물’이지만 모두 다른 ‘어떤 숙주나물’이구나. 싱크대 앞에 서서 숙주의 머리와 꼬리를 떼어내며 생각했다.

식탁에 놓인 ‘어떤 음식’ 하나에 얼마나 많은 선택의 순간이 지났을까. 제대로 세어보진 않았지만 요리 과정을 대강 떠올려 보기만 해도 간단하지 않다. 재료부터 시작해서 손질, 양념, 조리도구, 타이밍, 담아낼 그릇...... 결국 ‘어떤 요리’라는 건 요리하는 사람의 ‘어떤 선택’들로 만들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숙주의 머리와 꼬리를 떼어내는 건 ‘아삭하고 깔끔한 숙주나물’이 먹고 싶어서다. 나에게는 삐죽한 꼬리의 식감이 영 거슬리는 데다가 색도 가무잡잡하니 좀 그렇고 머리는 아삭한 것과는 정반대의 식감이 나기 때문이다. 비록 손이 많이 가고 목이 뻐근할지라도 웬만하면 떼어낸다. 하지만 아주 가끔 몸이 힘들거나 다른 요리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게 느껴지면, 꼬리가 긴 것만 간단히 다듬어 사용하기도 한다. 때로는 부드럽고 고운 연노랑 빛깔의 머리를 남기기도 하고.

내가 어떻게 숙주를 손질하느냐에 따라 시간을 벌기도 하며 다른 맛을 얻기도 하는 것이다. 숙주나물뿐만 아니라 아무리 간단해 보이는 어떤 음식일지라도 나름의 고민과 선택 없는 음식은 아마 굉장히 드물지 않을까.

나는 ‘아삭하고 깔끔한 숙주나물’을 소개하지만, 이 글을 읽은 다른 이들의 식탁 위에는 ‘어떤 숙주나물’이 놓이려나.

숙주는 머리와 꼬리를 떼어내고 가볍게 씻는다. 끓는 물에 숙주를 넣고 2분간 데친 뒤 재빨리 찬물에 헹군다. 숙주를 체에 밭치고 체를 기울여 물기를 살짝만 흘려보낸다.
볼에 숙주를 담고 다진 마늘, 다진 파, 소금을 넣어 버무린다. 참기름, 통깨를 넣어 버무려 낸다.
만든 과정
4 인분
g
/

숙주 500 g
다진 마늘 ½ 작은술
다진 파 1 큰술
구운 소금 1 작은술
참기름 1 작은술
통깨 ½ 큰술

1. 재료 준비하기

2. 가볍게 버무리기

*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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