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의 잦은 이사 속에서 고되었던 것은, 식재료를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 그리고 커다란 아이스박스를 들고 이리저리 다니는 일이었다. 빛깔 고운 태양초 고춧가루, 재래식 된장과 고추장, 간장 그리고 직접 짜낸 기름 같은 조미료가 대부분이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혹시나 잘못될까 걱정되어서 심지어는 꿈에도 여러 번 등장했다. 다행히도 이들은 적절한 환경에 무사히 정착하여 우직하게 깊은 맛을 내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잘 만들어진 조미료는 구하기 힘들 뿐더러 한식의 맛에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그만큼 소중하다.
• 된장
• 고추장
• 조선간장 / 국간장 / 집간장
• 양조간장 / 진간장
• 고춧가루
• 참기름
• 볶은 참깨
대부분의 요리에 들어가는 조미료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갖추는 것이 좋다. 한식이라는 새로운 취미를 갖고자 한다면, 일단 위의 기본적인 재료를 토대로 구하기 쉬운 것부터 하나씩 채워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점차 익숙해지고 재미가 붙으면, 더 다양한 종류의 재료 그리고 질 좋은 재료로 경험의 폭을 넓혀나가는 것도 좋겠다. 프랑스인들이 자주 하는 말 Petit à petit (조금씩 조금씩) 처럼. 재료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그에 대한 설명, 주로 쓰이는 요리, 보관 방법 그리고 전통적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략하게 적는다.
[ 요약 ]
콩을 발효 시켜 만든다. 만드는 방식, 재료, 환경 그리고 숙성 기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 용도 ]
간을 맞출 때 사용한다. 음식에 감칠맛을 더하고 구수하면서 부드러운 짠맛을 낸다. 국, 찌개, 조림, 무침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한다. 누린내와 비린내를 잡을 때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 보관 ]
밀봉하여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사용할 때는 물기 없는 수저를 사용하고 만약 수저가 닿은 곳에 곰팡이가 생기면 걷어내고 사용한다.
[ 만들어지는 과정 ]
콩을 푹 삶고 찧어서 덩어리로 빗는다. 이것을 따뜻한 곳에서 건조, 발효 시켜 메주로 만든다. 완성된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킨다. 숙성된 액체는 간장이 되고, 건더기에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으깨어 다시 숙성시키면 된장이 된다.
[ 요약 ]
콩을 발효시키고 얻은 가루, 당화된 곡물, 고춧가루를 섞고 숙성 시켜 만든다. 된장과 마찬가지로 만드는 방식, 재료, 환경 그리고 숙성 기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 용도 ]
간을 맞출 때 사용한다. 음식에 감칠맛을 더하고 매운맛, 단맛과 짠맛을 낸다. 찌개, 조림, 구이, 볶음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한다.
[ 보관 ]
된장과 마찬가지로 밀봉하여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사용할 때는 깨끗하고 물기 없는 수저를 사용하고 만약 수저가 닿은 곳에 곰팡이가 생기면 걷어내고 사용한다.
[ 만들어지는 과정 ]
보편적으로는, 엿기름 (보리의 싹을 틔운 후 말려서 분쇄한 것) 으로부터 얻어낸 맑은 물에 찹쌀이나 쌀, 밀 등의 곡물가루를 넣어 삭힌 후 푹 졸인다. 여기에 고춧가루, 메줏가루, 소금을 섞어 숙성 시켜 만든다.
[ 요약 ]
콩을 발효 시켜 만든다. 재래식 간장은 오래 숙성될수록 맛이 짙어지고 달아진다. 따라서 숙성 기간에 따라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 시판되는 간장은 효율적인 방식으로 개량하여 만들어졌다. 이미 발효가 완료된 상태로 판매되는 것이기 때문에 더는 숙성되지 않는다.
[ 용도 ]
1-2년 정도 숙성된 재래식 간장이나 시판 간장은 맑고 염도가 높아서, 탁하지 않게 간할 때 사용한다. 구수하고 개운한 맛 그리고 감칠맛을 낸다. 주로 국을 끓이거나 채소를 볶을 때 사용한다.
[ 보관 ]
재래식 간장은 밀봉하여 냉장 보관하고, 시판 간장은 어둡고 서늘한 곳에서 상온 보관한다.
[ 만들어지는 과정 ]
콩을 푹 삶고 찧어서 덩어리로 빗는다. 이것을 따뜻한 곳에서 건조, 발효 시켜 메주로 만든다. 완성된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다시 발효시킨다. 발효된 액체는 간장이 되고, 건더기는 된장이 된다.
[ 요약 ]
양조간장은 지방을 제거한 콩에 곡류의 전분을 섞고, 균을 넣어 서서히 발효시킨 가공 간장이다. 진간장은 원래는 오래 숙성시킨 재래식 간장을 의미한다. 하지만 시판되고 있는 대다수의 진간장은 콩의 단백질을 기반으로 화학 공정을 거쳐 만든 가공 간장이다. 양조간장보다 빠르게 생산할 수 있으며 값이 저렴하다.
[ 용도 ]
간할 때 사용한다. 탁하고 염도가 낮다. 향이 짙으며 부드러운 단맛이 난다. 주로 조림, 장아찌, 양념장, 한과를 만들 때 사용한다.
[ 보관 ]
어둡고 서늘한 곳에서 상온 보관한다.
[ 용도 ]
매운맛과 색을 내기 위해 사용한다. 국, 찌개, 조림, 무침, 김치, 양념장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한다.
[ 보관 ]
고춧가루는 밀봉하여 냉동 혹은 냉장 보관 해야 한다. 여의치 않아 실온에서 보관할 경우 온도, 습도 그리고 밀봉에 신경 써야 한다. 주변의 습도와 냄새를 잘 빨아들이는 탓에 기온이 오르면 쉽게 상할 수 있다.
[ 만들어지는 과정 ]
한국의 붉은 고추를 그늘에 건조 시켰다가 다시 햇볕에 바싹하게 말린다. 꼭지를 따고 표면을 깨끗이 닦는다. 씨는 걸러서 따로 두고 고추를 빻아 가루로 만든다. 용도에 따라 굵게 혹은 곱게 만든다.
[ 요약 ]
참깨를 볶아서 짜낸 기름이다. 깨를 볶지 않고 짜낸 기름은 유통기한은 길지만, 향이 옅고 다르기 때문에 대체할 수 없다.
[ 용도 ]
음식에 고소한 향을 더하기 위해 사용한다. 한국 요리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 보관 ]
어두운 병에 넣어 빛을 차단하고 밀봉하여 서늘한 곳에서 상온 보관하는 것이 좋다. 냉장 보관할 경우 침전물이 굳어 맛과 향이 저하될 수 있다.
[ 용도 ]
고소한 맛과 약간의 식감을 더하기 위해 사용한다.
[ 보관 ]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면, 밀봉한 후에 어둡고 서늘한 곳에서 상온 보관하고
양이 많다면, 밀봉하여 냉동 혹은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